작품소개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는 보물, 모험, 예언, 종말이라는 북유럽 신화의 4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4가지 키워드들은 이야기의 중심 소재임과 동시에 다양한 상상력과 상징의 토대가 된다. 최고신 오딘의 마법 창 궁니르, 천둥신 토르가 가장 아끼는 쇠망치 묠니르, 사랑의 여신 프라야의 황금목걸이 브리징가멘 등 신들의 보물과, 난쟁이 안드바리의 저주를 담은 채 인간 영웅 지구르트에게 전해진 절대반지 등은 신과 난쟁이와 거인과 인간의 영역을 고루 연결해주는 매개물이며 수많은 사건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은 전지전능하고 불사(不死)의 몸을 가지고 있지만, 북유럽의 신들은 결코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지혜의 신이자 북유럽 신화의 최고신 오딘은 애꾸눈이다. 재판과 맹세의 신 티르는 오른손을 잃어버린 외팔이 신이다. 사랑의 여신 프라야는 잃어버린 남편을 찾아 온 세상을 돌아다니고, 결혼을 수호하는 여신 프리크는 남편 오딘의 바람기 때문에 늘 애를 태운다. 이렇게 불완전한 신들은 완벽해질 수 있는 무언가(보물)를 찾아, 혹은 불완전한 신들을 얕보고 대항하는 세력(거인들)에 맞서 끊임없이 모험을 떠난다. 신성성을 잃어버린 신들은 더 이상 숭배되지 못하고 풍자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만다. 이는 기독교로 개종한 작가들이 북유럽 신화를 이교(異敎)의 문화로 인식한 흔적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북유럽 신화에는 다양한 예언이 등장한다. 불의 신 로키의 자식들(펜리스 늑대, 미트가르트 뱀, 명부의 여신 헬)은 신들의 세계에 불길한 기운을 몰고 오고, 여자 예언자 발라는 오딘의 아들인 발더 신의 죽음과 그에 대한 오딘의 복수를 예언한다. 예언은 새로운 예언을 부르고,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는다. 세계나무 이그드라실 아래에서 '운명의 여신', 노르네들이 잣는 운명의 실이 끊어지면 신들의 최후가 시작된다. 빛과 어둠, 질서와 혼란, 생명과 파괴가 맞붙는 최후의 일전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불길한 예언과 신들의 종말은 사악하고 낡은 세계를 파괴하고 새로운 세계를 맞고자 하는 열망, 고통스러운 현실을 끝내고자 하는 인간의 열망이 반영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신들의 최후는 인간 종족의 타락과 몰락이 신화 속에 스며든 것이며, 신들의 미래에 대한 불길한 예언 속에는 인간의 불길한 속성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감추어져 있는 것이다. 이처럼 북유럽 신화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는 깊고도 오묘한 상징과 사유의 세계가 숨어 있다.
저자소개
안인희는 대표적인 독일어권 번역가이자 인문․예술 분야에서 꾸준한 연구로 주목받아온 인문학자이다. 신화와 예술과 현실의 관계를 흥미롭게 살핀 [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로 2003년 '올해의 논픽션 상'을 수상하였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독일 밤베르크 대학에서 수학하였다. 저서로 [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 [말이 올라야 나라가 오른다 2](공저)가 있으며, [히틀러 평전], [중세로의 초대],[인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편지](한독문학번역상 수상),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한국번역가협회 번역 대상 수상), [그림전설집] 등 많은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1 맨 처음 세계
세상의 시작
세계를 지배하려는 신들의 다툼
2 보물을 찾아서
외눈박이 지혜의 신 오딘
오딘이 이그드라실에 매달린 까닭
탐욕의 기운, 황금열망 굴바이크
신들은 어떻게 보물을 얻었을까
난쟁이에게 황금 목걸이를 얻은 프라야 여신
신들은 성벽을 얻고, 오딘은 명마를 얻고
저주 받은 반지-반지 이야기 1
보물을 중개하는 불의 신 로키
달콤한 언어의 에센스, 시인들의 꿀술
마법 맷돌 그로티
땅을 얻은 게프욘 여신
3 신들의 모험
거인들과 싸우는 천둥신 토르
오딘과 토르의 말싸움
체면 구겨진 토르의 사연
허풍선이 거인 흐룽니르
히미르의 세 가지 시험
제 꾀에 넘어간 거인의 왕 가이뢰트
거인 트림에게 시집간 토르
신과 난쟁이의 지혜문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