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우리는 이 소설을 읽음으로서 이미 오래전에 존재하던 것들, 순간을 각인하는 찰나와 그 흔적들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200여 페이지 남짓의 짧은 장편소설, 그러나 이 짧은 소설이 던져주는 무게는 단단하다. 이 책은 소멸하는 삶 속에서 서로를 단 한순간 마주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희랍어 강사와 지독한 침묵을 사이에 두고 수업을 듣는 말을 잃어가는 여자. 작가는 슬프지만 담담한 시선을 시종일관 유지한 채 조용한 이들의 일상을 따라간다. 희랍어라는 낯선 언어와 시력과 말을 잃어가는 주인공들, 어쩌면 다른 세상의 이야기인 듯 하지만 소멸하고 빛을 잃어가는 사람들을 그렸다는 점에서 결국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다.
희랍어 시간은 고르고 고른 정제된 언어와 단단하게 뻗어가는 문장들로 완성된 하나의 묶음이다. 언어가 이토록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 빛과 어둠으로만 완성되는 흑백사진처럼 과거의 찰나를 기억하는 한 장의 사진과 이 책은 닮아 있다.
저자소개
한국인 최초의 맨 부커상 수상자.
1970년 늦은 11월에 태어났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있다. 만해문학상,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강 작가는 [채식주의자]로 "탄탄하고 정교하며 충격적인 작품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그리고 아마도 그들의 꿈에 오래도록 머물 것이다"라는 평을 받으며 한국인 최초로 2016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했다.
목차
희랍어 시간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