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이 책은 시(詩)와 산문(散文)과 아포리즘(aphorism)이 혼합된 글이다. 어떤 문장은 농축액이지만 어떤 문장은 자연 그대로 날 것이다. 이를테면, 눈(雪)의 암호나 바람의 노래를 받아 적은 혼잣말 같은 거다. 수년간 SNS에 [세계여행이야기]와 [대관령 통신]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왔는데 그 중 대관령 통신은 꽤 많은 독자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 이 글은 내가 도시 메인 하우스를 떠나 강원도 대관령에 머물며 쓴 글인데 변화무상한 기후와 스치는 심상을 단문으로 엮었다. 그간 계절이 여러 번 바뀐 만큼 글도 조금은 낡았으리라. 이것은 귀농 일기가 아니다. 사정상 반 도시 반 농촌 생활을 하며 여행하고 글 쓰는 사람으로써의 대관령의 이국적인 자연과 삶을 기록한 글로 앞부분에는 사계를 다뤘고 뒤에는 연가(戀歌)로 채웠다.
저자소개
애초부터 아웃사이더였다. 시(詩)를 쓰다가 ‘아줌마가 뭘?’하는 소리에 발끈, ‘아줌마는 왜 안 되는데?’ 하면서 금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고 20년간 100여 개국을 여행했다. 오지를 좋아해 매번 멀고 험한 여정이었지만 이 모두 사람을 탐험하는 일이라 결국 나는 나를 찾는 모험에 스스로 걸려든 셈. 학교나 문단은 자발적 중퇴를 거듭했으나 가족과 친구는 굳건히 지켰다. 길은 시(詩)나 부(富) 명예보다 중요한 것이 많다는 걸 가르쳐 준 스승이었고, 여자이고 아줌마라서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온몸으로 학습했다. 자유와 사랑도 길 위에서 만끽했다. 작아도 너무 작 아 설명 불가한 존재가 나라는 것 역시 길에서 깨달았다. 삶이 본시 유량이니 내가 좋아하는 대관령 또한 정주하는 곳이 아니라 지나가는 곳이란 걸 잘 아는 나는 ‘밥’이란 말 참 좋아하는 강원도 삼척의 조그만 어촌에서 선주(船主)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했으며, 현대시학 ‘시를 찾아서’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시집 : [겨울 판화]. [나는 열고 싶다]. [상어 떼와 놀던 어린 시절]. [슬픈 농담], 산문집 : [그대, 마르지 않는 사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 여행서 : [마음의 고향을 찾아가는 여행, 포구] [걸어서 히말라야] [풍경 속을 걷는 즐거움, 명상산책]. [아프리카 트럭여행] [남해기행] [사색기행] [나는 캠퍼밴 타고 뉴질랜드 여행한다] [뉴질랜드에서 온 러브레터]가 있다.
목차
프롤로그 반 도시, 반 농촌의 삶
봄, 모든 촉들의 이름은 애련
희우(喜雨) | 춘설(春雪) | 풍경이 전하는 말 | 가장 길고 위험한 여행 그리고 연두 | 묵 맛 | 창으로 볼 수 있는 모든 것들 | 몸 | 노을도 사라지고 기차도 떠났을 | 풀빛 온기 | 빛의 속도로 차오르다 | 평화, 옴 샨티 | 통과하는 순간이 가장 힘들다 | 새벽 시 | 상처받을 수 있는 능력에 감사 | 욕망과 연애편지 | 민들레다방 | 봄을 설명하는 일은 턱없다 | 시간도 청춘도 흘러가니 귀하다 | 어떤 바람도 이 봄엔 무죄 | 꽃을 깨우기엔 이른 시간이다 | 눈 속에서 피어나는 얼레지 | 단편들 | 혹한을 이긴 황태 | 모든 촉의 이름은 애련 | 나물로드 | 자연에 순응하는 생활 | 그건 영혼이 없어 | 가문비나무 숲 | 두릅장아찌 | 무덤가 노란 봄 | 젬마의 엽서 | 난장 일기 | 부처님 오신 날 | 월이 가고 월이 | 몸의 어느 부위에도 고통이 없는 상태가 피안 | 꽃인가 잡초인가 | 나무도 자살을 할까 | 메이드 인 대관령 | 나는 누구 | 나물을 뜯으며 느끼는 뿌듯함 | 자연에 집중하는 시간 | 산딸기의 계절 | 그땐 그랬지
여름, 편지는 내일쯤 도착할 것이다
바람이 하는 일 | 비갠 아침 | 명자 언니 | 망초꽃 길 | 내게로 돌아가는 시간 | 지금 | 따뜻한 빛의 영혼 | 여름축제와 산상 휴가 | 하안거 | 딸이 있다 | 숲의 요정 | 자발적 유배 | 친구, 끝까지 함께 걸어 줄 사람 | 우정을 지키는 법 | 그리운 것은 바다 | 루드베키아 | 기억 저편 | 서른 살 | 선택 | 느리게 지나가는 오후 | 모노드라마 | 달마중 | 바람, 통(通) | 편지는 내일쯤 도착할 것이다 | 원화와 작화 | 쓸쓸이 | 사랑이 달콤한 공기처럼 번져갈 때 | 흐르고 싶지 않아도 흘러야 하는 | 멧돼지를 만나다 | 피안과 차안 | 아빠, 힘내세요 | 바람의 노래 | 년 후 | 블루 | 또 다른 블루 | 레드 | 비밀정원
가을, 끝물 과일향기 같은
횡계리(橫溪里) | 갈 수 없으니까 간다 | 봄에게서 가을에게로 | 추분(秋分) | ‘밥’이란 말 참 좋다 | 아주 가끔 | 호저의 딜레마 | 대관령 소인이 찍힌 | 기억, 밥 냄새처럼 잠시 머물다 사라지면 좋겠다 | 귀촉도와 소풍 | 갖지 않을 권리 | 살 것 같은 마음 | 산문 밖에서 기다리는 월 | 구절초와 야국 | 낮과 밤 | 그래서 자유롭다 | 복통 후 평화 | 아름다운 퇴장 | 끝물을 재촉하는 바람 | 전화기를 두고 왔다 | 커피콩 향기 | 안반덕, 그 낯선 원시 | 단풍과 햇살 그리고 무덤
겨울, 순백의 쓸쓸한 폐허
어떤 기억 | 겨울 | 왜 쓰는가 | 스키시즌 | 끝이 있다는 건 참 슬퍼 | 영혼을 베이는 달 | 백(白) | 생명 | 이팝꽃 닮은 눈송이 | 행복한 날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 | 겨울, 진부장 소묘 | 평창군 오일장 | 빛과 그늘 | 동안거의 축복 | 잘 늙고 있느냐 물었다 | 불면 | 고요 아침 | 침묵 | 눈, 낮달의 유혹 | 겨울을 견뎌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서 | 나는 내가 아니고 싶었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 고양이에게 | 침묵은 자신에게 바치는 가장 완전한 선물 | 초대장 | 이 의자에서 저 의자로 옮겨 앉다 | 실패를 통해 명확해지는 것 | 폭설과 대설 | 겨울의 끝
사랑, 그 미완의 문장들
아침에 도착한 편지 | 모든 역이 꽃 역 | 그런 나라가 있을까 | 꽃의 말을 받아적다 | 내가 천만 배는 더 아프겠다는 | 욕망과 독이 필요해 | 행복하지 않으면 멈춰야 해 | 버럭 하지 않고 | 나무의 영혼들 | 그도 서럽고 나도 서러운 | 장마 | 울고 나면 따듯해져 | 시간은 저물면서 사라진다 | 나는 차오른다 | 사는 동안 그립지 않은 날 있을까 | 반 | 너라는 문장 | 이 차가운 온도도 사랑 | 그늘 | 우주, 그리고 사랑의 힘 | 노부부의 일상 | 늙는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 잘 가세요. 부디 | 꽃이 피는데 네가 없구나 | 너를 부르지 않고 내가 가겠다 | 입술이 간지럽다 | 그분이 시킨 일 | 안부 | 어느 날의 고백 | 참 다행이다 | 숫타니파타와 명심보감 | 빨래는 나를 세탁해 | 세월호, 그 슬픈 폐허 | 눈의 사막 | 자각
너에게 간다는 말
시차 | 영화 위플래쉬 | 꽃이 피니 울어도 된다 말해주면 좋겠다 | 만추 근처 | 결혼과 이혼 | 아직도 유효한지 | 사랑은 멈추지 않는 것이다 | 꿈에 | 아름다운 식사 | 차부 | 행복이란 | 성공과 행복 | 망고 향기로 그대를 부르고 싶다 | 마법 같은 비 | 인류의 멸망과 동시에 사라질 그것 | 당신 입에 떠 넣어 주던 한술 밥 같은 거 | 내 두 팔이 너를 갈망할 때 | 그냥 그대로 두라고 |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들 | 대나무 숲에 깃든 햇살처럼 | 사랑, 치욕스러운 감옥 | 내게 사과했다 | 기별 | 마음은 천 개의 눈을 가졌지만 | 꽃잎에도 베이는 마음 | 잘 지내는지 | 당신 |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용기 | 길 | 우울한 봄날의 실렌시오 | 강물처럼 흘러가자는 말 | 홍연(紅緣)
에필로그 대관령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