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문학동네시인선 아흔아홉번째 시집 안정옥 시인의 『그러나 돌아서면 그만이다』. 시인에게는 놀라우리만치 녹슬 줄 모르는 비밀병기가 하나 있으니 이는 날뛰는 망아지 같은 감수성이 아닐까 한다. 하고 많은 것 중에서 길들여지지 않은 어린 소와 같은 천방지축을 힘으로 말하자면 ‘있다’와 ‘없다’ 사이를 마구 치받고 있는 ‘와중’의 감각이랄까. 그래. 그렇지. 실은 우리 중 그 누구도 이 ‘있다’와 ‘없다’ 사이에 놓여 있지 않을 수가 없는 거라지. 그게 삶과 죽음 사이에 느닷없이 던져졌다 알 수 없이 사라지는 우리들 모두의 꿈만 같은 현실이자 현실인데 꿈이라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옥 시인은 매 시집에서 특유의 씩씩함을 티내왔다. 어떻게 이렇게 비뚤어졌음에도 거참 신기하다 싶을 정도의 긍정적인 시선을 지켜왔는지 그 모순의 건강함에 혀를 내두를 정도로 말이다.
저자소개
1990년 [세계의 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붉은 구두를 신고 어디로 갈까요] [나는 독을 가졌네] [나는 걸어 다니는 그림자인가] [아마도] [헤로인] [내 이름을 그대가 읽을 날]이 있다.
목차
시인의 말
달래다
청개구리라고,
튤립의 추억
무슨 기억에 이토록 시달리는가
있다와 없다 앞에 쓰여
갈 수 없는 곳과 엉겨붙다
베토벤의 연애
가마솥에서는
개꽃
고흐의 연애
한강 하구로부터 100km
괜찮아 난 괜찮아
공작
귀뚜라미
그늘을 보내오니
밑단을 말하면
복숭아
질겅질겅
날아감을 두려워하랴
생로병사(生老病死)
너무나 다중적인 그를
노란 꽃
내가 있다가 없다
눈물은 눈이 녹은 물이다
하얀 박쥐가
흠이 있다
뒤통수를 얻어맞을 때까지
망각곡선(忘却曲線)
머나먼 별자리
만파식적(萬波息笛)
머뭇거리지 마라
그의 탓으로 돌렸다
비밀
빗방울 전주곡
빨간 스웨터
삼나무 반지
속절없이와 거침없이 사이에서
서한
숲의 미래
연애의 위대함에
외모는 속임수다
아틀라스
웅덩이
윌쯔카나무
유령과 함께
A와 대타 B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까
치명적인가 묻는다
칡꽃 필 무렵에
직업
칡꽃
편폐하다
해바라기
헌정
다시 쓰는 늑대론
문득
해설
시라는 풍등을 들고 여기까지 왔네 - 박상수(시인,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