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검은 사슴’은 깊은 땅속, 좁다란 바위틈에서 살아가는 환상 속 짐승이다. 아름답고 단단한 뿔과 뾰족한 이빨을 지닌 이 짐승의 소원은 평생에 단 한 번이라도 하늘을 보는 것이다. 그러나 광부에게 바깥으로 나가는 길을 알려달라 하자, 광부는 그 조건으로 검은 사슴의 뿔과 이빨을 뽑아간다. 간절하게 햇빛을 원할수록 더욱 깊은 어둠 속으로 굴러떨어지고 마는 검은 사슴의 삶. 이는 곧 소설 속 인물들의 삶과 닮아 있다. 어느 날 한낮의 도심에서 발가벗은 채 도로를 달려나가던 한 여자가 사라지고, 그녀를 알고 있는 두 남녀가 몇 가지 단서만 손에 쥔 채 그녀를 찾아나선다. [검은 사슴]은 그 여정에서 각자가 대면하게 된 저마다의 깊은 심연을 음울히 비춘다. 다시 세상 밖으로 돌아나오지 못하더라도 심연 속으로 발을 내딛는 인물들의 여정에서 우리는 역설적으로 어둠이 아닌 빛을 따라가는 경험을 하게 될지 모른다.
저자소개
한국인 최초의 맨 부커상 수상자.
1970년 늦은 11월에 태어났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있다. 만해문학상,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강 작가는 [채식주의자]로 "탄탄하고 정교하며 충격적인 작품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그리고 아마도 그들의 꿈에 오래도록 머물 것이다"라는 평을 받으며 한국인 최초로 2016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했다.
목차
꿈 009
나신의 여자 039
늙은 개 067
흉터 110
그의 누이 134
폐광의 겨울 187
검은 사슴 243
그믐밤 국도 282
흰 복사뼈 319
어둠의 땅 351
천국의 대합실 373
연 지는 골짜기 386
침묵의 빛 443
약초꽃 피는 때 464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508
에필로그 · 어둠강 저편 538
해설|백지은(문학평론가) 끈질기게 따라가서 마침내 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