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서울은 어떤 이야기를 낳았는가. 시와 소설의 사연 깃든 문학의 길을 걷다!
서울이 남긴 문학, 문학이 남긴 서울을 연구해온 방민호 서울대 교수가 지난 1년 반 동안 서울 곳곳을 다니며, 한국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 열 명의 작품을 연구해 [서울 문학 기행]을 펴냈다. 이 나라의 문화가 가장 찬연하게 살아 숨 쉬는 도시 서울에는 한국 사람의 기쁨과 슬픔, 고통과 아름다움, 인내의 이야기가 압축적으로 녹아들어 있다. 방민호 교수는 문학의 시선을 통해, 서울이라는 흔들리지 않는 장소의 한 축을 설정하고 이곳에 쌓여간 삶의 시간을 들여다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삶의 독법을 보여준다. 서울을 단순히 '물질의 공간'이 아니라 '영혼의 공간'으로서, 인간 본질을 들여다보는 투시적 시선으로 도시 이면을 꿰뚫어 보고 있는 것이다.
이상의 [날개]에서 주인공이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하고 외친 장소는 현재 '소공동의 신세계백화점'의 옥상이며, 한국에서 자본주의가 최초로 전입되었던 상징적 공간이다. 윤동주의 서촌 '누상동 9번지 하숙집'은 다섯 달 남짓 열 편의 시를 남길 정도로 정신적으로 충만한 시기의 작품의 산실 역할을 했으며, 이광수의 '홍지동 산장'은 민족주의자의 자존과 변절자의 유혹 사이에서 평생을 우유부단하게 살아갔던 삶을 상징한다. 박태원이 구보라는 인물의 시각으로 바라본 '경성역'은 조선인의 세계를 가장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며, 임화에게 '종로 네거리'는 사랑하는 조선과 사랑하는 민중을 상징하는 향수의 세계다.
이렇듯 한국 문학사 대표 작가들이 남긴 시와 소설을 통해 서울이라는 도시가 작가와 맺어온 관계를 한 겹 한 겹 선명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 나아가 장소가 작품에 갖는 의미 또한 동서양의 문학과 철학 개념에 근거해 한국문학연구자의 관점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 이야기를 따라 찬찬히 걷다 보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문학의 생명력을 만날 수 있다.
저자소개
문학평론가. 서울대학교 국어국문과 교수. 1965년 충남 덕산에서 출생하여 공주와 대전에서 성장하였고, 서울대학교 국어국문과 및 동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였다. 비평집으로 '비평의 도그마를 넘어', '납함 아래의 침묵', '문명의 감각', '행인의 독법'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명주', 편서로 '모던 수필', '환상소설첩', '꽃을 잃고 나는 쓴다'와 '구보 씨의 얼굴'이 있다. 채만식과 관련된 저술로는 연구서 '채만식과 조선적 근대문학의 구상', '채만식 중ㆍ단편 대표소설선집'등이 있다.
방민호의 최근 작업들
장편소설 [연인 심청](2015년 1월) 발간
세월호 추모 공동소설집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2015년 4월) 발의 및 출품
세월호 추모 시집 [내 고통은 바닷속 한 방울의 공기도 되지 못했네] (2015년 4월) 발간
소설 창작집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답함] 발간
목차
책을 시작하며 시와 소설의 사연 깃든 서울을 찾아
1장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극단의 시대를 통찰하다 이상―날개
2장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순수를 향한 처절한 고투 속에서 윤동주―서시
3장 이것이 선이오? 악이오?
욕망과 죄의식의 이중국적자 이광수―유정
4장 한 개의 기쁨을 찾아 걷다
서울의 호흡과 감정 박태원―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5장 근로하는 모든 여자의 연인
불쌍한 도시 사랑하는 여인 임화―네거리의 순이
6장 세월은 가고 오는 것
삶의 허무를 깊이 호흡하다 박인환―목마와 숙녀
7장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참여의 시가 아니라 존재의 시 김수영―풀
8장 의리나 양심을 팔아먹고 사는 것들
한강 밖 제3자의 시선 손창섭―인간교실
9장 나도 이게 어엿한 직업이여
잉여를 배제한 도시 이호철―서울은 만원이다
10장 살고 싶다 죽고 싶다
전쟁 페허에서 발견하는 생의 의미 박완서―나목
서울 문학 기행 지도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