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새로운 삶을 탐사하는 사유의 여행, 노마디즘―새로운 사유는 새로운 개념을 낳고, 그 개념은 새로운 배치를 만든다 80년대 맑스와 더불어서 공부하고 사유하는 삶을 살았고(《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방론》), 90년대에 푸코, 들뢰즈/가타리 등과 함께 삶과 철학을 나누며 '탈주의 철학'(《맑스주의와 근대성》《철학과 굴뚝청소부》《탈주의 공간을 위하여》)을 사유했고, 2002년 그 '탈주의 철학'을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형태로 밀고 나가 '유목주의 혹은 생성의 철학'을 기획하고 있는 이진경. 1989∼2002년까지 이진경의 철학적 사유가 한곳에 모여든 《노마디즘》(전2권)이 발간되었다. 기발한 창조와 기존의 가치를 흔드는 사유 방식으로 근대라는 경계 속에 멈추어 있는 사람들의 인식 지평을 넓혀온 이진경의 작품 《노마디즘》은 90년대부터 현재까지 자신이 탐색해온 탈근대적인 사유를 종합한 책이다. 1998년부터 〈수유연구실+연구공간 '너머'〉에서 매년 진행된 《천의 고원》강의를 기초로 하여 씌어진 이 책은 1998∼2002년까지 4년에 이르는 강의와 녹취, 정리, 그리고 교열과 재정리를 통해 6,000여 매의 방대한 분량으로 생성되었다. 《노마디즘》은 한 곳에 머물지 않는 사유하는 삶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려는 사람들 즉 문학, 예술, 철학, 역사학 등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그들과 함께 새로운 사유의 여행을 시작하는 책이다. 《노마디즘》에는 '참된' 인식에 도달하는 지적 해설보다는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삶에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책기계로서 새로운 흐름을 촉발(affection)하는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진경! 그만의 사유 기술과 철학하는 방법을 담아내다―삶, 사유의 특이성이 드러나다 《노마디즘》은 삶으로서 철학, 혹은 철학으로서 삶을 분리하지 않으려는 저자의 사유 방식이 잘 드러나 있다. 논리를 쫓아가는 철학이 아니라, 주변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예들과 결부된 예증으로 현대 철학의 사유를 현실적인 양상들로 접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이것이 다시 새로운 생성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진경 철학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어떤 것을 해설하거나, 설명하기보다는 자신의 사유의 선을 그리며 자신의 언어로 표현한다. 이질적인 개념과 그것들의 새로운 배치 능력을 보여주는 저자의 사유 방법 가운데 하나가 '내재성 혹은 외부의 사유'이다. 이것은 어떤 (사람)것의 본성이 이미 내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것과 관계를 맺고 접속하게 외부들의 관계에 의해서 자신(사물)의 본성이 달라지게 된다는 정의다. '내재성'은 다양하게 주어지는 외부에 스스로를 여는 셈이고, 초월적인 하나의 중심이 없는 관계적인 사유라고 말할 수 있다. 외부의 사유는 '관계적인 사유 방식'(생산관계)을 전개하고 발전시켰던 맑스의 사유와 연결된다.
저자소개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서구의 근대적 주거공간에 관한 공간사회학적 연구]라는 논문으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이란 책을 내면서 사용했던 필명인 이진경이 뜻밖에 허명을 얻으면서 본명을 잃어버렸다. 전태일과 광주시민들의 유령이 떠돌던 시절에 대학에 들어가, 그 유령들에 홀려 뜻하지 않게 강의실 아닌 거리에서 대학시절을 보냈고, 대학을 마칠 무렵엔 혁명을 꿈꾸는 ‘지하생활자’가 되었다. 1990년, 감옥에서 겪은 현실 사회주의의 붕괴를 통해 희망이 절망의 다른 이름일 수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때 얻은 물음을 들고 여러 영역을 돌아다니며 답을 찾고 있다.
[철학과 굴뚝청소부]를 시작으로, 자본주의와 근대성에 대한 이중의 혁명을 꿈꾸며 쓴 책들이 [맑스주의와 근대성],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 [수학의 몽상], [철학의 모험], [근대적 주거공간의 탄생], [필로시네마, 혹은 탈주의 철학에 대한 10편의 영화] 등이다. 사회주의 붕괴 이후 새로운 혁명의 꿈속에서 맑스, 푸코, 들뢰즈·가타리 등과 함께 사유하며 [노마디즘], [철학의 외부], [자본을 넘어선 자본], [미-래의 맑스주의], [외부, 사유의 정치학], [역사의 공간] 등을 썼다. [코뮨주의], [불온한 것들의 존재론], [뻔뻔한 시대, 한 줌의 정치], [만국의 프레카리아트여, 공모하라!](공편), [삶을 위한 철학수업] 등을 쓰면서 지금 여기에서의 삶을 바닥 없는 심연 속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다.
현재 노마디스트 수유너머N(nomadist.org)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박태호라는 이름으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초교육학부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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