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시대의 질병’이 되어 가는 걱정을 탁월하고 독창적인 시각으로 탐구한 책 ― 버지니아 울프, 제임스 조이스 등 당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걱정의 기원과 의미를 살피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걱정을 달고 산다.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에서부터, 좋은 직장에 취직할 수 있을지, 또는 새로 시작한 일이 제대로 될지 등등, 현대인은 걱정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밤늦게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걱정을 떼어놓을 수 없는 현대인에게 걱정을 ‘시대의 질병’이라고 단정한 20세기 초 작가들의 지적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그러나 이토록 우리를 고민스럽게 하고 사로잡고 있는 ‘걱정(worry)’이 사실 18세기 이후에 등장했다면? [걱정에 대하여]는 빅토리아시대(1831~1901)에 오늘날과 같은 걱정의 관념이 대두한 것부터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걱정이 현대의 ‘시대적 특징’으로 자리 잡게 된 과정을 다양한 문학 작품과 문화사를 통해 살펴보는 책이다. 너무나도 흔한 인간의 경험, 워낙 자주 일상 대화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그 친근함 때문에 오히려 눈에 잘 보이지 않게 된 인간의 경험에 관한 내밀하고 개인적인 설명을 제공함으로써, 이 책은 현대 세계가 우리의 일상적인 불안을 형성하는 과정을 탐구한다. 이를 통해 걱정이 인간의 약점일수도 있지만 감성과 이성을 가진 복합적 존재인 인간의 자연스러운 귀결이기도 하다는 점을 깨닫게 하고자 한다. 걱정을 이해하고 비평하기 위한 첫걸음 이 책의 저자인 프랜시스 오고먼(Francis O’Gorman)은 리즈 대학 영문학 교수이다. 근현대 영문학을 연구하는 학자답게 앤서니 트롤럽, 키플링, 버지니아 울프, 제임스 조이스, 토머스 하디 등 19~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비롯해 걱정과 함께 성장한 자기 계발서 등을 통해 ‘걱정’의 기원과 의미를 분석한다. 저자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불편과 어색함으로 치부되는 걱정을 새로운 관점으로 드러내고, 문화적 쟁점으로 이야기함으로써 걱정의 복합한 측면을 이해하고자 한다. 걱정은 어떻게 등장했고, 어떻게 우리와 친숙해졌을까? 원시인들도 걱정을 하긴 했다. 맹수가 자기들을 덮치지 않을지, 식량을 구할 수 있을지 불안해했다. 그러나 원시인들의 걱정은 오늘날 현대인의 일상적이고 정신적인 의미와는 맥이 다르다. 이 책은 ‘걱정하다(to worry)’라는 동사가 오늘날과 같은 개념으로 쓰이게 된 것은 빅토리아시대 이후부터라고 말한다. 빅토리아시대 이전까지 걱정이라는 단어는 사람이나 동물을 질식사시키거나 목을 조른다는 뜻이었으며, 나중에 가서는 괴롭힌다는 뜻이 되었다. 셰익스피어도 희곡과 시 작품을 통틀어 걱정(worry)을 ‘깨문다’는 의미로 단 한 번 사용했을 뿐이다. 19세기 중반 간행된 영어 사전에서 ‘걱정’은 비로소 ‘초조해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한다. 이러한 변화는 인간의 개인적인 ‘광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19세기 심리학 연구와 맞물리면서 서서히 자리 잡게 된다. 걱정이라는 단어가 새로운 의미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걱정은 빅토리아시대 말기에 나온 인간의 삶에 관한 상상적인 설명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20세기 등장한 대도시에서의 생활은 수많은 ‘걱정꾼’을 양산했다. 이들은 너무 북적이는, 너무 빠른, 너무 신속히 성장하는, 그리고 항상 변화가 일어나는 도시에서 살아간다. 그들의 삶에는 초조해질 기회가 차고 넘친다. 1, 2차 세계대전은 이러한 현대인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전쟁은 섬뜩하리만치 빈번하게도 걱정을 가정으로 가져왔다. 전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불확실성, 통신의 어려움, 위험과 파괴 등의 상황에서는 걱정이 번성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불안의 시대를 거치며, 걱정은 작가들의 ‘테마’이자 ‘재현’의 재료로 각광을 받았다.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는 ‘내면의 독백’ 서술 기법을 통해 등장인물의 정신에 직접 접근하는 듯한 환상을 독자에게 허락한다. 이러한 기법을 통해 버지니아 울프는 초조한 내면의 삶을 가진 현대의
저자소개
영국인과 아일랜드인과 헝가리인의 혈통을 이어받은 프랜시스 오고먼은 옥스퍼드 대학에서 공부했으며, 현재 리즈 대학의 영문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1780년부터 현재까지의 영문학에 관해 다양한 글을 썼고, 그 대부분은 (물론 전부까지는 아니지만) 시와 비소설류 산문에 관한 내용이다. 최근의 간행물로는 편저서인 존 러스킨(John Ruskin)의 《프라이테리타(Praeterita)》(Oxford World’s Classics, 2012), 엘리자베스 개스킬(Eliabeth Gaskell)의 《실비아의 연인(Sylvia’s Lovers)》(Oxford World’s Classics, 2014), 그리고 캐서린 멀린(Katherine Mullin)과의 공동 편저서인 앤서니 트롤럽(Anthony Trollope)의 《프램리의 교구 목사(Framley Parsonage)》(Oxford World’s Classics, 2014) 등이 있다. 또 다른 편저서로는 《케임브리지 존 러스킨 독본(The Cambridge Companion to John Ruskin)》(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5)이 있다. 최근 발표한 에세이에서는 필립 라킨(Phillip Larkin), 워즈워스, 스윈번, 제임스 조이스, T. S. 엘리엇, 제러드 맨리 홉킨스(Gerard Manley Hopkins), 테니슨, 그리고 영국 대학의 현 상태 등을 다루었다.
여유 시간에는 음악을 연주하거나, 요크셔 데일스(Yorkshire Dales)를 산책하거나, 유럽 각지를 여행하거나, 아니면 그냥 술집에 앉아 있곤 한다.
목차
머리말
걱정에 대해 걱정하는 책
걱정의 비평을 추구하며
제1장 걱정이란 무엇인가?
걱정을 정의하기의 어려움
걱정꾼의 질문은 답변을 거부한다
걱정은 원의 형태를 취한다
걱정은 결말이 없는 고통이다
‘걱정’이라는 말의 역사
‘시대의 질병’으로서의 걱정
언어 예술에서 걱정의 재현
걱정은 어떻게 우리와 친숙해졌을까?
제2장 걱정에도 해결책이 있을까?
우리가 걱정을 굳이 숨기는 이유
걱정을 치료하는 책들의 등장
걱정 해결책의 자연적 한계
걱정과 믿음의 관계
걱정과 미신의 관계
걱정과 정신질환의 관계
제3장 걱정과 이성은 무슨 관계일까?
독립적 정신의 대두와 걱정
고대인은 걱정에서 자유로웠을까?
생각의 탄생이 걱정의 탄생이었다
걱정의 원인으로서의 선택과 자유
선택의 여지가 걱정을 만든다
제4장 걱정에도 장점이 있을까?
걱정의 진화론적 이점
희망의 토대로서의 걱정
걱정꾼 되기의 장점
걱정꾼의 행복은 과거에 있다
예술의 걱정 진정 효과
걱정꾼을 위한 예술의 축복
감사의 말
후주
참고 문헌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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