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간디는 국가가 망할 때 나타나는 징조를 ‘일곱 가지 사회적인 죄’로 정의하며 그 일곱 가지의 예를 제시했다. “원칙 없는 정치, 노동 없는 부, 양심 없는 쾌락, 인격 없는 교육, 도덕 없는 경제, 인간성 없는 과학, 희생 없는 신앙”. 한때 우리나라에서는 유교/공자 죽이기가 유행처럼 번졌다. 유교가 가지고 있던 본래의 미덕과 정신까지 무시되며 간디가 말한 ‘일곱 가지 사회적인 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유림』 작가의 말에서 비분하였듯이 “‘동방예의지국’이란 이름의 찬란한 정신적 유산은 무례와 부도덕으로 얼룩지고 건국 이래 이처럼 정치가 혼란스러운 적은 없었다. 전세계에서 보기 드문 청렴하고, 청빈하고, 나라에 충성하고, 꼿꼿한 자존심으로 무장하였던 ‘선비’사상을 낳은 국가의 이념은 부패한 관리들과 국민보다는 사사로운 이익에 눈이 어두운 지도자들에 의해서 혼돈과 무질서로 흔들리”고 있다.
최인호는 그 원인을 진리의 부재와 원칙의 부재에서 찾는다.
그 진리와 원칙을 “유교에서 목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조광조의 정치개혁 시도, 퇴계와 율곡의 정치와 학문관, 그리고 난세에 빛났던 제자백가들의 지략”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일찍이 공자는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합니다(君君 臣臣 父父 子子)’라고 했다.『유림』은 바로 그 “…다워야 함”을 일깨우며 “공자나 퇴계나 조광조라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렇게 살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유림』은 근본의 붕괴와 정신의 황폐화, 가치 혼란의 시대가 작가 최인호를 통해 불러온 필연의 거대 서사시다.
저자소개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서울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963년에 단편 [벽구멍으로]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가작 입선하여 문단에 데뷔했고, 1967년 단편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후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작가는 1970~80년대 한국문학의 축복과도 같은 존재였다. 농업과 공업, 근대와 현대가 미묘하게 교차하는 시기의 왜곡된 삶을 조명한 그의 작품들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문학으로서, 청년 문학의 아이콘으로서 한 시대를 담당했다.
소설집으로 [타인의 방], [술꾼], [개미의 탑], [견습환자] 등이 있으며, [길 없는 길], [도시의 사냥꾼], [잃어버린 왕국], [상도], [내마음의 풍차], [불새], [제4의 제국],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등의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수필집으로는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천국에서 온 편지], [최인호의 인생] 등이 있다. 작고 이후 유고집 [눈물], 1주기 추모집 [나의 딸의 딸], 법정스님과의 대담집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가 출간되었다.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가톨릭문학상, 불교문학상, 동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13년 ‘아름다운 예술인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되었고 은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목차
제1장 천인무간(天人無間)
제2장 기묘사화(己卯士禍)
제3장 지치주의(至治主義)
제4장 문정공(文正公)